본문 바로가기

여행여행/'23 LHR

[런던] 5. 런던 미트라신전(London Mithraeum)

728x90

 

 

호텔 체크인 시간까지 3시간 정도 시간이 남아 숙소 주변에서 가볼만한 곳을 찾아봤다. 런던은 지천에 미술관, 박물관이 널려있어 도심에서 갑자기 가볼만한 곳을 찾는게 어렵지 않았다.

 

그전에, 출출해진 배를 먼저 채우기로 했다. 전날부터 먹은거라고는 아시아나 라운지, 기내식, 기내식, 라운지, 기내식이여서 제대로된 밥이 너무 먹고싶었다. 뭘 먹지~~ 점심 고민은 어디에서나 가장 큰 고민거리 중 하나다. 일단 주변을 탐색해보다가 맘에 드는 식당을 발견하면 들어가보기로 했다.

 

 

 

큰길로 나오자마자 이런 건물이 보인다. 와우... 마감재가 정확히 뭔진 모르겠지만 이런 청동 느낌의 마감을 한 건물을 처음봐서 쇼킹했다. 모르긴 몰라도 굉장히 비싼 마감재로 추정된다.

 

 

 

조금 더 걸어보니 이런 건물이 또 나온다. 딱 봐도 범상치가 않다. 건물주가 누구인가 보니 블룸버그 유럽 본사였다. ㅎㄷㄷ;;  사진에 보이는 두 건물 사이에 식당들이 몇개 있어 이 동네에서 한번 점심을 먹어보자 싶어 둘러봤다. 흠.. 비싸네.. 하면서 돌아보다 동양식 쌀밥이 있을 것 같은 일식집이 있어 들어갔다.

 

 

 

규동, 온센다마고, 맥주 요렇게 주문했다. 맛은 아주 훌륭했다. 특히 저 맥주가 정말 맛있었다. 런던 어딘가 양조장에서 만드는 수제맥주였던 걸로 기억한다. 이렇게 먹으니 총 30.87 파운드, 5.2만 원이 나왔다. 충격적인 물가였고 맥주로 살짝 올라온 취기가 싹 사라지는 가격이었다. 영국 음식이 그렇게 맛이 없다고 하더니 맛은 있었다. 비싸서 그렇지.

 

 

 

아무리 점심값이 많이 나왔어도 식후 커피는 못참지. K-직딩 습관 그대로 스벅에 와봤다. 한국에서 스벅은 그래도 최소한의 매장 수준이 보장되는 브랜드인데 런던에선 그냥 동네 싸구려 패스트푸드점 느낌이었다. 할로윈 특판 펌킨 브라우니랑 따뜻한 라떼를 가지고 2층에 올라오니 테이블 위에 마시고 그냥 두고간 컵과 쓰레기, 음식물 부스러기가 가득했다. 그나마 깨끗한 테이블에 앉아서 바라보니 약간 문화충격이었다. 음... 이게 지금 별거 아닌 일상인건가 아님 이 매장이 유독 관리가 잘 안되는건가? 눈알을 살살 굴려보니 이게 일상인 것 같았다. 아무튼 저렇게 먹으니 5.1파운드, 8,600원이 나왔다. 앞서 식당에서 워낙 충격을 받았어서 그런가 스벅 물가는 매우 정상적으로 느껴졌다.

 

 

 

런던에서의 첫번째 방문지는 미트라신전으로, 위치는 아까 봤던 블룸버그 건물 귀퉁이에 있다. 이날까지 미트라가 뭔지, 이런 박물관이 있는지도 몰랐는데 꽤나 의미있는 곳이었다. Mithraeum 뜻이 '미트라(Mithras)의 신전' 인데, 한국인들에겐 너무나도 생소한 개념이라 홈페이지 설명을 봐야한다.

 

https://www.londonmithraeum.com/about/

 

아주 먼 옛날 로마인들이 런던에 정착했고 그때 미트라 신을 위한 신전을 지었다고 한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전후 복구 중에 미트라 동상의 머리가 발견되어 이 위치에 신전이 있었음이 밝혀졌고 그 신전을 현대에 와서 복원을 한 것이다.

 

 

 

기본적인 전시물들과 미트라신에 대한 설명, 신전에 대한 설명 등이 있지만 이게 메인은 아니고 메인은 역시 신전이다.

 

 

 

사진으로는 이렇게 밖에 남기지 못했지만 이곳은 신전이 덩그러니 있고 그냥 슥 훑고 지나가는 전시공간이 아니다. 관람객들은 일정한 시간마다 다같이 이 곳에 입장을 할 수 있다. 사진이나 동영상 촬영을 금지해서 기록을 남기진 못했지만 그렇게 한 무리의 관람객들이 들어오면 여러가지 특수효과(연기, 조명, 소리, 영상 등)로 묘한 분위기를 "연출"해준다. 과거 유적을 복원하려는 노력들은 한국에서도 많이 봐왔지만 이런 수준의 복원물은 처음이었다. 복원이 얼마나 디테일하게 잘 되었는지 까지는 모르겠지만, 수천년 전 유적을 이렇게 까지 세심하게 공간화하여 관람객들에게 아주 잠시나마 수천년 전 인간들의 생활상을 상상해보는 기회를 만들어줄 수 있다는게 놀라웠다. 혹시 런던을 여행하다 시티 오브 런던 지역에 올일이 생겼다면 이곳에 잠시 들러보는 걸 강력 추천한다. 신전이 대단하다기 보다는 한국에서는 절-대 경험할 수 없는 색다른 "공간 경험"을 할 수 있다.

 

더더욱 놀라운 것은 런던의 어느 미술관이나 박물관이 그렇듯 이곳 역시 입장료가 무료이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