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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여행/'23 BKK

[방콕] 5. BKK - HKG, 에미레이트항공(EK384) A380 비즈니스클래스 탑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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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7시에 일어나 먼저 조식부터 뿌셔준다. 아침에도 수영을 조져줘야 하지만 오늘은 또 매우 중요한 일정이 있으므로 과감히 수영은 생략하고 일찍 체크아웃을 했다.

 

 

 

시내에서 공항으로 갈땐 공항철도를 이용했다. 방콕 트래픽이 매우 심한 관계로 재수없으면 비행기 놓친다는 글을 보고 빠르고 편리한 (저렴한) 철도를 선택했다. 공항철도 시발역인 파야타이역까지 방탄을 타고 가서 환승을 해야했다. 방탄과 공항철도는 별개로 따로 티켓을 사야한다. 파야타이까지 32밧, 공항까지 45밧이 들었다. 

 

 

 

이번 여행의 알파이자 오메가이자 감마이자 베타인 에미레이트 비즈니스 탑승을 위해 체크인 카운터에 왔다. 잠깐, 에미레이트가 여기서 왜 나와요? 썰을 풀어보자면 에미레이트 A380 비즈니스 탑승기를 인터넷으로 자주 보다 보니 나도 한번 너무 타보고 싶었다. 그러나 인천~두바이노선을 비즈니스로 타기엔 거지인 관계로 입맛만 다시고 있었는데, 에미레이트가 방콕~홍콩 노선을 제5자유(*)로 운행한다는 사실을 알고 용기내어 발권한 것이다.

 

 

--- 알아두면 좋은 토막지식 ---

항공산업은 국가 외교/안보정책상 생각보다 매우 중요한 산업이다. 하여 아무에게나 운송허가를 내어주지 않는데 정부에서 항공사에 부여하는 자유도에 따라 제1자유부터 제8자유까지 나뉜다. 우리가 보통 타고다니는 노선들은 3내지 4자유 노선이다. 예를 들어 내가 인천에서 방콕까지 타고온 에어프레미아노선은 대한민국 국적사인 에어프레미아가 대한민국에서 태국으로 여객을 운송한 것이니 3자유인 것이다. 

 

제5자유란 상대국과 제3국간에 여객을 운송할 수 있는 권리로, UAE 국적사인 에미레이트가 상대국인 태국과 제3국인 홍콩간에 여객을 운송하는 이번 경우에 해당한다.

--- 끝 ---

 

 

방콕에서 홍콩까지 3시간 노선 비즈니스클래스 가격은 14,180밧으로 우리돈 56만원 정도 했다. 편도발권 치고 이정도면 매우 혜자스러운 가격이다.

 

 

 

어쩌다 보니 퍼스트클래스 카운터에서 체크인을 했다. 비즈니스도 감지덕지이지만 "First Class" 가 주는 묘한 기분은 참으로 묘했다. 언젠가 죽기전에 한번은 퍼스트를 타보긴 하겠지...?

 

 

 

비즈니스클래스 이상 승객은 패스트트랙을 이용할 수 있다. 별도의 쿠폰이 있는건 아니고 탑승권을 보여주면 된다. 생각보다 패스트트랙 이용객이 많아서 슈퍼 패스트하지는 않았다. 빠름의 정도로만 보면 서울역 도심공항터미널을 이용한 우선 출국이 세상에서 제일 빠른거 같다.

 

 

 

수많은 이용객으로 복작복작한 에어사이드를 뚫고 에미레이트 라운지로 왔다. 크... 에미레이트 직영 라운지를 이용해보다니 사진으로 다시 봐도 감격스럽다.

 

 

동영상 캡쳐임

 

굳이 샤워가 마렵진 않았지만 시간 여유가 있어 샤워도 한번 해주고

 

 

 

라운지 실내가 싱가포르항공 창이공항 라운지마냥 럭셔리하지는 않았지만 음식 구색은 너무나 훌륭했다. 

 

 

 

핫푸드 종류도 다양했고 맛도 있었다. 술도 종류별로 있었고 샴페인은 모엣샹동이었다. 샴페인 2잔 레드와인 1잔을 마시니 약간 취기가 올라왔다. 먹을거라고는 바나나밖에 없는 대한항공 인천공항 프레스티지 라운지보다 1,000배 정도 좋았다. 진짜 분발좀 해라 대한항공.

 

 

 

한시간 조금 넘게 라운지에서 먹고 마시며 노니 벌써 탑승시간이 되었다. 

 

 

 

영롱하도다... 보딩패스마저 고급스러운 에미레이트다. 보딩패스에 적힌 KE-1132 어쩌구 저쩌구를 보면 알 수 있듯이 EK 탑승시 KE 스카이패스 마일리지 적립이 가능하다. 다만, 이코노미 탑승시엔 적립률이 극악인 것으로 알고 있다.

 

 

동영상 캡쳐임

 

가즈아~!! 타즈아~!!

 

 

 

유튜브로 많이 본 레이아웃임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영접하니 그저 감탄만 나왔다. 좌석에 미니바가 있다니, 정말로 하늘위의 호텔이라는 컨셉에 충실한 프로덕트다. 냉장기능까지는 없기에 저 음료들 중 몇개는 챙겨서 한국으로 모셔왔다. 에비앙 뒤에 숨겨져 있는 세븐업과 펩시는 Made in UAE였다. 기념으로 아직 집 냉장고에 전시되어 있다. 

 

 

 

오늘 만큼은 창밖으로 보이는 대한항공 고등어에 타있는 승객들이 1도 부럽지 않다. 

 

 

 

이것 저것 촌놈 마냥 주물주물 만지고 있으니 웰컴드링크를 주셨다. 역시 웰컴드링크는 뽀글이지!!

 

 

 

갓갓레이트 갓380 인증.

 

 

 

그렇게 좋다는 전설의 에미레이트 IFE, ice다. UX, UI, 컨텐츠의 양과 질 모두 경험해본 것 중 최고 수준이었다.

수완나품공항 활주로를 힘차게 날아 순항고도에 오르니 바로 식사 준비를 시작했다.

 

 

 

3시간 짜리 짧은 노선이었지만 메인 요리가 3가지 종류나 준비되어 있었다.

 

 

 

메인으로는 새우 어쩌구 저쩌구를 주문했고 음료는 레드와인을 부탁드렸다. 와인은 뭐줄까? 물어보셔서 추천해달라고 하니 이딸리아 와인이 최고라며 이딸리아 와인을 추천해주셨다. 아마 킹탈리아 출신 승무원이신듯 했다. 글라스 한 가득 아낌없이 따라서 견과류와 함께 주셨다.

 

 

 

코스까진 아니였고 한 트레이에 에피타이저, 메인, 디저트까지 담겨 나왔다. 쌀에 파묻혀 있긴 한데 토실토실하게 살이 오른 새우가 여러 마리 들어가있었다. 라운지에서 돼지같이 퍼먹은 관계로 배가 불러서 많이 남겼다.

 

 

 

식사 후 화장실에 다녀왔다. 화장실엔 무려 면타올이 준비되어 있었다. 우와... 이렇게 고급스러운 비행기 화장실은 또 첨본다. 서랍에는 어메니티도 잘 구비되어 있었다.

 

 

 

어퍼덱 맨 뒤에는 작은 바도 마련되어 있다. 술도 종류별로 있고 간식도 많이 준비되어 있었다. 배가 너무 부르고 이미 취한 상태여서 바에서 따로 뭘 먹진 않았다.

 

 

 

남은 비행시간은 누워서 토이스토리랑 에어쇼를 보며 보냈다. 지상 천국... 아니 하늘 위의 천국이 따로 없다. 대한항공이었으면 미주노선은 되어야 줄만한 두꺼운 이불까지 제공되었다.

 

 

 

기내 면세품 잡지를 보니 키링 세트를 팔고 있었다. 베트남에서 뜯겨 나간 에어프랑스 태그를 대체하기에 딱이었다. 3개 세트에 45 AED, 우리도 1.6만원 정도 했다. 신용카드를 내미니 "넘 소액이라 그런데 혹시 현금 없니?" 하셨는데 현금은 하나도 없다 하니 알겠다며 흔쾌히 카드결제를 해주셨다. 술이든 뭐든 조금 더 사지 않을래? 라는 교토식 화법이었다면 미안..

 

 

동영상 캡쳐임

 

그렇게 홍콩공항에 착륙했다. 여기서 좀 기묘한 경험을 했는데 게이트로 잘 가던 항공기가 갑자기 급정거를 하더니 유도로 한 가운데 한참을 서있었다. 기장의 방송에 따르면 A380 무게로 인해 문제가 생겼다고 했는데 플라이트레이더로 비행 경로를 확인해보니 무슨 말인지 대충 이해됐다.

 

 

흰색 실선이 이동 경로임

 

위성사진을 보면 A380이 지나가려던 유도로에 무슨 공사를 진행했고 해당 스팟에는 허용 최대 무게 제한이 있는 것이다. 까먹었던지 몰랐던지 아무튼 기장이 해당 부분을 지나려다 급정거해서 비행기를 세웠는데, 문제는 비행기에는 후진하는 기능이 없다. 운전을 해보면 알겠지만 아반떼 유턴하는 것과 대형 버스 유턴하는 것은 천지차이다. B737같은 애들이야 휙 돌려서 나가면 되겠지만 비만돌고래 A380은 회전반경이 워낙 커서 자력으로 빠져나갈 수 있는 방법이 없었던 것. 그대로 유도로 한 가운데 갇히고 말았다.

 

 

동영상 캡쳐임

 

토잉카가 와서 우리를 게이트로 끌고갈 때까지 무려 한시간 가까이를 가만히 앉아서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엄연히 순항중이 아니고 택시 중인 관계로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게 승무원들이 제지했는데 화장실이 급한 일부 승객들이 매우 고통스러워했다. 한시간이나 꼼짝못하고 있으려니 비즈니스석에 앉아있어도 슬슬 힘들어졌다. 그나마 외부카메라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확인이 가능하니 한결 나았다. 돈주고도 경험할 수 없는 특이한 경우기도 하고 ㅎㅎ

 

 

 

공항 에스코트차량의 호위를 받으며 비행기가 게이트까지 끌려왔다. 착륙할땐 밖이 환했는데 게이트에 도착하니 캄캄해져있었다. 에미레이트 비즈니스에 조금이라도 더 앉아있으라고 신이 장난을 좀 쳤나보다 ㅋㅅㅋ;;

 

 

 

Landed 18:47로 기록되어 있지만 비행기에서 내리면서 찍은 위 사진의 촬영 시각은 19:42이다. 

기묘한 경험과 함께한 에미레이트 비즈니스 탑승은 이렇게 끝이났다. 

 

체크인부터 라운지, 탑승 후 기재 하드웨어, 서비스 소프트웨어까지 정말 놀라운 경험이었다. A380 비즈니스는 대한항공, 싱가포르항공, 에미레이트 총 3회 경험해봤는데 단연코 에미레이트가 제일 좋았고 싱가포르항공이 2등, 대한항공이 압도적 꼴등이다. 타보기 전까지는 대한항공 프레스티지가 킹왕짱이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세상은 넓고 나는 우물안 개구리였다. 물론,,, EK랑 SQ의 프로덕트가 세계 원탑급이여서 상대적으로 KE가 꼴등을 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기회가 된다면 EK 비즈니스는 또 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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