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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여행/'23 SGN

[호치민] 2. HAN - SGN, 베트남항공(VN261) 국내선 탑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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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또 하노이공항을 오겠나 싶어 굳이 출국장 구경차 윗층으로 올라가보았다. 겉으로 보기에 깔끔한 공항이었다. 실제로 체크인 및 출국절차를 해보진 않아서 얼마나 편한지/불편한지는 모르겠다. 사실 그렇게 편할 것 같지는 않은 생김새였다.

 

 

 

하노이공항은 국제선 터미널과 국내선 터미널이 분리되어 있어 국내선 환승을 위해서는 무료 셔틀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 왼쪽의 회색 일(一)자 지붕 건물이 국제선 터미널, 오른쪽의 붉은색 삼각별 지붕 건물이 국내선 터미널이다. 직선거리로는 얼마 안되지만 도로 이동시 빙~ 도는 관계로 이동 시간이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돈 많은 나라였으면 진작 연락 통로나 셔틀 트레인을 만들었을 것 같은데 베트남에서 그 정도 시설을 기대하기는 욕심일 수도...

 

 

 

국내선 터미널은 국제선 터미널과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진짜 베트남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준다고 해야할까? 베트남도 그렇고 방콕도 그렇고 동남아 공항 커브사이드는 언제나 차량들로 아수라장인 모습이다.

 

 

 

공항 체크인로비는 크게 뱀부항공 및 비엣젯항공이 있는 구역과 벳남항공이 있는 구역으로 양분되는 모양새였다. 우리나라로 치면 김포공항 국내선인 셈인데, 벳남항공 프리미엄카운터는 카페트도 깔려있고 인천공항 프리미엄카운터 보다도 더 의전(?)에 신경쓰는 느낌이었다. 벳남에서 국내선 비즈니스티켓을 끊을 정도면 준재벌 내지 권력자들이라서 그런건가.

 

체크인은 인천공항에서 이미 마쳤기 때문에 체크인카운터를 거치지 않고 바로 에어사이드로 진입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신발까지 벗고 보안검색을 받았다. 처음엔 개꿀잼 몰카인가 싶었지만 캐빈크루들도 신발 다 벗는걸 보고 아 이게 진짜구나 싶어 신발을 벗었다.

 

 

 

에어사이드는 생각보다 괜찮았다. 갈일 없는 명품 매장 및 면세점으로 가득찬 인천공항보다 훨씬 실용적인 레이아웃이었다. 의자도 많고 식당/기념품샵 등 상업시설도 적절하게 준비되어 있었다.

 

 

 

출발층에서 한층 올라가면 라운지들이 몰려있다. 벳남항공 라운지부터 시작해서 돈내고 들어갈 수 있는 라운지, 은행 라운지, 통신사 라운지 등 5~6개 정도의 라운지가 있었다. 탑승시간까지 꽤 많은 시간이 남은 관계로 유료 라운지인 송홍 라운지를 이용했다. 이용금액은 45만동, 우리나라 돈으로 2.5만원 정도 한다. PP카드로도 입장 가능하다.

 

 

 

고급진 라운지는 아니었지만 이정도면 훌륭한 수준이었다. 저 333 맥주가 그렇게 맛있었다. 핸드폰 충전도 하고 아이패드로 유튜브도 보면서 여유있게 쉬었다.

 

 

 

라운지에 앉아서 활주로 구경도 할 수 있어서 대기 시간이 지겹지 않았다. 비엣젯, 벳남, 뱀부, 퍼시픽항공이 쉴새없이 뜨고 내렸는데, 사진은 없지만 퍼시픽항공 소속 항공기들의 도장상태가 정말 눈물겨운 수준이었다. 기재 관리 상태를 보니 앵간하면 타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다. 벳남항공 자회사인걸로 알고 있는데 벳남항공 계열이 전반적으로 기재관리를 큰 사고가 안날 정도로만 최소한의 수준으로 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저~ 멀리 대한민국 공군1호기도 보인다.

 

 

시퀀스 1번은 또 처음이네

 

탑승 시간 즈음에 게이트 앞으로 왔다. 인천공항에서 수령한 탑승권에 적힌 게이트는 8번 이었지만 실제 탑승은 11번 게이트에서 이뤄졌다. 비슷한 기종, 비슷한 편명으로 호치민으로 가는 비행기가 많으니 본인 탑승권에 적힌 편명을 전광판에서 수시로 잘 확인할 필요가 있다.

 

 

 

브릿지에서 본 A359 기체. A350 시리즈 첫 탑승으로, 개인적으로 나름 역사적인 날이다.

 

 

첫 A350 기종인증! 국내선 구간은 B클래스 티켓이라 그런지 비상구석도 사전 좌석지정이 가능해 비상구 창가석을 사전 지정했다. 레그룸은 사실상 무한대였고 가운데 자리도 비워가서 아주 쾌적 그 자체인 비행이었다. 크루 점프싯 맞은편에도 처음 앉아본건데 생각보다 그렇게 민망하지 않았다.

 

 

 

새비행기라 하드웨어는 더할 나위가 없었다. 787보다 더 쾌적하고 조용한 느낌이었는데, 이건 기종간 차이인건지 비상구석이 주는 개방감인지는 잘 모르겠다. 2시간 조금 안되는 국내선 구간이지만 간단한 간식거리도 주고 좋았다.

 

 

 

베트남은 나라가 위아래로 길어서 호치민 근처에 오자 어느덧 해가 다 넘어가서 깜깜한 저녁이었다. 호치민공항에 접근하면서 깜짝 놀랐던게 생각보다 호치민이라는 도시에 조명이 많고 고층 빌딩도 많고 번화했다. 동남아가 싱가포르 제외하면 다 거기서 거기겠지 생각했건만 하늘에서 본 호치민은 대한민국 광역시라고 해도 믿을 정도였다.

 

 

 

호치민공항까지 오면서 이용한 벳남항공을 종합적으로 평가해보자면 가격대비 평타 수준은 됐다. 광동체들이 전부 787, 350인 점은 장점이겠으나, 기재 관리가 잘 되고 있지는 않아 보여 금방 헌비행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있고, 가장 아쉬웠던 점은 같이 비행기를 타야하는 승객들이었다. 한국사람 일부 및 베트남 사람 대부분이 발(Foot)을 제대로 간수하지 못하고 비행기 앞좌석 팔걸이에 많이들 올려놓았다. 약간 보기 흉할 정도로 남루한 차림새의 승객들이나 착륙 이후 정차 전에 벨트 풀고 심지어 일어나서 짐도 찾는데 딱히 뭐라 제지도 안하는 모습 등을 보니 그냥 이게 이 나라의 문화인가 보다 싶었다. 그리고 하노이에서도 그랬고 위 사진에서도 알겠지만 수하물벨트에 딱 붙어서 짐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보자면 시민들의 질서의식 내지 매너 수준이 참으로 아쉬웠다. 하드웨어는 돈으로 어떻게든 한다 해도 소프트웨어적인 업그레이드는 정말 오랜 시간 동안 점진적으로 이뤄지는 것이라 개선이 될지 여부도 요원하다. 벳남항공 또 탈래? 라고 물어보면 "싸면 탈래" 라고 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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