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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덕항덕/항공권 구매팁

[항덕의 항공권 구매팁] 스카이스캐너는 검색기일 뿐, 발권은 항공사 공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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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덕의 항공권 구매팁] 코너는 인터넷 브라우저 시크릿 모드를 켜라는 둥의 신변잡기적인 구매팁이 아닌, 항공 지식도 쌓으면서 "똑똑하게 발권하는" 방법을 공유하는 코너입니다.


항덕들은 어느 공항에 어느 항공사가 어느 목적지에 어느 기종을 투입하는지도 외우고 다닌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천공항에 무슨 항공사가 무슨 노선에 취항해있는지 모른다.

모르는 정보를 찾고싶을때 구글에 검색을 하듯이, 비행편을 모르겠다면 항공편 검색기를 써야된다.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진 항공권 검색기는 스카이스캐너이므로 스카이스캐너에 접속해 목적지를 입력하고, 일정을 입력하고, 최저가순으로 정렬한 뒤, 적절한 스케줄의 항공편을 예약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스카이스캐너는 쉽게 말해 항공권 가격비교 사이트다.

항공권을 아이폰이라고 생각하면 스카이스캐너는 아이폰을 가장 싸게파는 쇼핑몰을 중개해주는 플랫폼이다.

 

문제는 항공권은 아이폰처럼 단순하지 않다는 것이다.

아이폰은 쿠팡에서 사든, 애플 공홈에서 사든, 지마켓에서 사든 똑같은 아이폰이 배달온다.

항공권은 어디서 사느냐에 따라 정말 많은 것들이 달라진다.

싸다고 덜컥 결제하는 순간 겪어보지 못했던 스트레스를 받게될 수도 있다.

 

스카이스캐너 이용시 가장 조심해야하는 부분은 피싱사이트와 다를게 없는 일부 온라인 여행사이다.

예를 들어 이번 3.1절 연휴에 태국 치앙마이(CNX)로 가는 항공편을 검색해보자.

 

 

최저가 항공권은 537,685원짜리 1회 경유 항공권이다.

직항은 76만원부터 시작하니 가격차이를 생각하면 아무래도 1회 경유편을 찾게된다.

 

 

 

이 항공권은 '마이트립'이라는 곳과 '고투게이트'라는 곳 두 곳에서 판매하고 있다.

4만원이나 차이나니 당연히 마이트립을 선택하게된다.

 

 

 

갈때는 에어아시아, 올때는 홍콩익스프레스를 이용한다.

일단 "위탁수하물 미포함"이라는 문구가 보였다면 다행이다.

 

세부 내역을 들여다보자.

 

 

 

환승시간이 좀 긴게 빡세긴 하지만 돈이 없으면 몸이 고생해야지 별 수 없다.

네이버에 "쿠알라룸프르공항 노숙", "홍콩공항 노숙"을 검색해보면 또 나라고 못할 것 없을거 같다.

올때는 그냥 홍콩 시내로 들어가서 스탑오버 여행도 할 수 있겠다고 희망회로를 돌려본다.

 

"이 여행은 별도의 편도 티켓 두 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문구가 눈에 보였으면 다행이다.

 

여행 만들기를 눌러 결제를 해보자.

 

 

 

위탁수하물을 넣자 티켓값이 91만원이 되었다. 그돈씨...

어차피 따뜻한 동남아시아 가는건데 위탁수하물 없이 기내용 캐리어만 가져가도 괜찮을거라 생각하며 위탁수하물은 빼고 다음으로 넘어가본다.

 

 

 

여기서라도 쎄함을 느끼고 창을 닫고 다른 항공편을 찾아봐야한다.

빠른 응답 시간, SMS로 항공편 업데이트, 예약번호 전송, 탑승수속은 당연히 제공되어야 하는 서비스인데 이걸 4만원 넘는 가격에 따로 팔고 있다. 

 

각 항목들을 자세하게 알아보면 더더욱 기가찬다.

 

 

말잇못...

 

 

온라인 체크인 대신 해줄테니까 구간당 만원을 달라는 거다. 어이가 없다.

 

 

예약번호를 SMS로 알려주는데 3,500원 ㅋㅋ

천원이라도 아껴보자고 긴 환승시간까지 참고 있는데 이런거에 돈 쓸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생각하고 다음으로 넘어간다.

 

 

 

무심코 약관을 읽었다는 체크박스를 클릭하고 결제를 하기 마련인데 저 마이트립의 여행 조건, 운임 규정, 일반 약관에 어떤 내용이 있는지 한번 알아보자.

 

 

 

일단 마이트립이라는 곳은 아까 스카이스캐너에서 봤던 고투게이트와 동일한 스웨덴 법인이고 사이트 이름만 다르다는걸 알 수 있다. 즉, 이 항공권은 Gotogate International AB라는 곳에서만 팔고있는 항공권이다. 얼마나 이상한 항공권인지 대충 감이 오는가?

 

 

 

가장 치명적인 독소조항이다. 내가 결제를 하면 나는 항공권을 산게 아니라 마이트립과의 중재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결제를 하면 마이트립에서 그제서야 발권을 시작하고 실제로 이티켓이 발급되어야 나는 비행기 좌석을 얻게 된다. 그런데, 내가 결제를 하고 마이트립이 항공권을 발권해주기 전에 가격 변경, 좌석 제공 여부 등과 관련해 항공사에 의해 변경이 발생하면 계약은 발효되지 않고 결제액은 전액 환불처리되거나, 아니면 변경된 가격으로 발권을 할지 선택권을 준다고 한다.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나는 치앙마이 왕복 항공권을 53만원 주고 샀다고 생각했지만 실은 마이트립에 53만원을 주면서 치앙마이 왕복 항공권을 대신 사달라고 심부름을 시킨것이고, 마이트립은 항공권을 판게 아니라 심부름 용역을 팔았다는 것이다. 스카이스캐너에서 Gotogate International AB에서만 이 항공권을 판매하고 있었던 것도 이 이유이다.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 항공권이다. 마이트립이 53만원을 들고 항공권을 사러 갔더니 그새 운임이 올라서 이 돈으로는 발권이 안되는 경우가 발생하면 환불을 해주거나 차액을 추가로 결제해야 발권을 해준단다.

 

환불해준다는데 무슨 문제지? 한다면 당신은 너무 순수하다. 대환장파티는 지금부터다. 

 

 

 

기억 나는가? "이 여행은 별도의 편도 티켓 두 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마이트립에서 에어아시아는 발권했는데 홍콩익스프레스만 발권하지 못했다면 어떻게 될까?

내가 미발권으로 환불받을 수 있는 티켓은 홍콩익스프레스 티켓 뿐이고 에어아시아는 발권이 됐기 때문에 미발권 환불이 아니라 나의 취소 요청에 의한 환불로 들어간다. 에어아시아에서는 취소 수수료로 상당부분을 제하고 돌려줄 것이다. 이게 아까워서라도 나는 피눈물을 흘리며 차액을 지불하고 홍콩익스프레스 티켓을 발권할 확률이 높다. 이 상황이라면 이미 내가 지불한 금액은 직항 티켓이랑 비슷해진다.

 

53만원에 정상적으로 발권이 된다고 하면 나한텐 에어아시아 편도 티켓 하나, 홍콩익스프레스 편도 티켓 하나가 생긴다.

그런데 이 경우에도 문제점이 있다. 에어아시아 편도 항공권에서 문제가 생겨도 홍콩익스프레스에서는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다. 에어아시아 항공편이 결항되어도 내가 환불받을 수 있는건 에어아시아 항공편이지 홍콩익스프레스 항공편은 환불 대상이 아니다. 홍콩익스프레스는 나의 취소 요청에 의한 환불로 들어가고 취소 수수료로 상당부분을 제하고 돌려줄 것이다.

 

환불이라도 멀쩡히 해주면 피싱사이트라고 까지는 말 안했을 것이다.

 

 

 

내가 낸 53만원에는 서비스 요금이 포함되어 있고 서비스 요금은 절대 환불이 되지 않는다. 왜냐면 내가 시킨 심부름은 발권이 끝났을 때가 아니라 내가 결제를 했을때 이미 마이트립에서 다 했다고 간주되기 때문에 심부름값은 절대로 환불이 안된다는 것이다. 

 

예약 과정에서 변경가능 티켓, 취소 보장, 예약번호 전송 서비스, 탑승수속 서비스 등등 말도 안되는걸 계속 해서 사라고 유혹하던게 기억 나는가? 그런 옵션들 역시 절대 환불 불가 항목들이다.

 

항공사 귀책사유로 항공권이 환불되더라도 나는 53만원을 전부 못 돌려받는다.

 

 

 

항공사 잘못은 본인들 책임이 아니다.

 

사기당한 기분이라 어디 소송이라도 해서 돈을 돌려받고 싶을 수도 있겠지만 아쉽다.

이 사이트는 외국 법인이 운영하고 있고 나는 해외결제를 했다.

연락은 잘 안될 것이고 환불 받는데 몇 달은 걸릴 것이다. 고객센터에 연락을 취할때 영어를 써야되는건 덤이다.

 

자 그럼 이제 정상적인 항공권의 생김새를 보자.

 

 

 

이런게 진짜 실존하는 항공권을 판매하는 모습이다.

 

마이트립, 고투게이트, 이드림스 등 온라인여행사를 통해 항공권 구입을 심부름시켰다가 낭패본 경우는 조금만 검색해봐도 정말 널리고 널렸다. 한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에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사기사이트만 잘 피해서 발권하면 되는거 아니냐고 반문한다면 할 말은 없다. 사기 당할때 본인이 사기 당하고 있다고 인지하는 경우가 있다면 말이다. 굳이 위험을 감수할 이유가 없다는 말이다.

 

이런 사기적 행태가 아니더라도 항공권 변경/환불/유사시의 대처 등 모든 면에 있어서 여행사에서 발권하는 것보다 항공사 공홈에서 발권하는게 낫다. 최저가에 속지말자. 여행사도 마진을 남겨야 하는데 산지직송보다 싸게 팔 수 있는 것엔 다 이유가 있다. 나도 스카이스캐너를 쓰긴 쓴다. 다만 스카이스캐너에 뜨는 결과를 보고 맘에 드는 항공사 공홈에 가서 예약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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